Roi d`Angleterre – Anton Van Dyck
이 작품은 1632년 영국 왕 ‘찰스 1세’의 초청으로 영국에 머물게 되면서 그렸던, 찰스 왕의 많은 초상화들 중 한 점이다. 1649년 의회에 의해 처형되는 불운한 찰스 왕의 운명을 예견하듯, ‘반 다이크’는 왕의 초상을 화려하기보다는 오히려 창백하고 우울하게 그려냈다. 사냥을 막 끝내고 말에서 내린 왕은 옆에 초라한 얼굴의 시종을 거느리고, 칼을 찬 허리춤에 한 손을 올린 포즈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을 뿐……
다소 우울해 보이기까지 한 왕의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전형적인 ‘바로크 양식’을 사용한 배경은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종이 부리고 있는 말의 드러난 상체는 근육과 자연의 힘이 박진감 넘쳐 있어, 옆에 서 있는 ‘찰스 왕’과 극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안토니 반 다이크’는 젊은 시절 ‘루벤스 Rubens’ 밑에서 일하면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는데, ‘루벤스’가 ‘마리 드 메디치의 하선‘에서 화려한 색채와 생동감 넘치는 화면으로 남성적인 화풍을 구사했다면, ‘반 다이크’는 부드럽고 유려한 인물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적인 ‘바로크 양식‘을 보여준다.
영국 회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유연함, 풍부함이 돋보이는 ‘반 다이크’의 화풍은 당시 영국의 귀족 사회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루벤스’와 마찬가지로 ‘반 다이크’ 역시 조수들이 작품의 상당 부분에 관여하는 작업실의 제작 방식으로 후대에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데….. 화가의 의도일까?? 조수들의 실수일까 ???
왕이 장갑을 낀 왼손에 오른쪽 장갑을 들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들고 있는 것도 왼쪽 장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