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골짜기’로 불리는 ‘발레오루’(Vallée-aux-Loups)는 파리에서 남쪽으로 12km에 위치한 곳으로 프랑스의 대표적 낭만주의 작가이며 외교관인 ‘샤토브리앙의 집’(La Maison de Chateaubriand)이 있다. 우리에게 잘알려진 그의 대표작으로는 ‘아탈라’(Atala, 1801), ‘르네’(René, 1802), ‘순교자들’(Les Martyrs, 1809), ’무덤 너머의 회상’(Mémoires d’outre-tombe, 1848)등이 있다.
추천 여행 ‘샤토브리앙’ (François-René de Chateaubriand, 1768-1848)은 1768년 ‘생말로’(saint-Malo)에서 가난한 귀족 가문의 열째 아들로 태어났다. 학교는 돌(Dole), 렌느(Rennes), 디낭(Dinan) 등 ‘브르타뉴’ 지방의 학교들을 전전하다 졸업 후 기병대 장교가 되었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왕당파에 가입하는 것을 거부하고 아메리카로 떠났다. 몇 개월 이국 정취를 만끽한 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군대에 입대하였지만 부상을 당하여 영국으로 떠났다. 영국에서 ‘샤토브리앙’은 어린 시절 제대로 받지 못한 교육의 부족함을 깨닫고 공부에 정진하며 생계를 위해 프랑스어 개인 교습과 번역일을 하며 지냈다.
프랑스로 돌아와서 원주민과 백인 처녀와의 슬픈 사랑을 다룬 소설 ‘아탈라’(Atala, 1801)가 대성공을 거두고 명성에 힘입어 정계에 입문한다. ‘나폴레옹 1세’에 의하여 로마 대사관 일등 서기관, 스위스 연방의 발레 주재공사로 일한다. 왕당파가 추종하던 ‘앙기앵’(Enghien) 공작을 1804년 ‘나폴레옹 1세’가 무참히 총살하자 충격 받고 외교관을 사임하고 그리스, 예루살렘, 카르타고, 그라나다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1807년 신문에 ‘나폴레옹 1세’를 비판하는 글을 기고한다. 그로 인해 신문은 발행금지를 당하고 그는 파리를 떠나라는 추방 명령을 받고 ‘발레 오 루’(Vallée-aux-Loups)에 초가집을 구입하여 10년 동안 집을 증축하고 정원에는 여행했던 곳을 상기시켜주는 희귀 종 나무들을 심었다. 그리스의 플라타너스, 루이지애나의 실편백, 레바논의 삼나무, 북아메리카의 튤립나무, 예루살렘의 소나무 등으로 이국적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수목원으로 만든 것이다.
‘샤토브리앙’은 1807년부터 1818년 동안, 7.5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과수원, 수목림, 정원을 가꾸며 ‘순교자’(Les Martyrs)의 주인공 이름을 딴 ‘벨레다 탑’(Tour Velléda)에서 집필하며 친분이 있는 작가와 정치가들을 초대해 담소를 나누기도 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팔 수밖에 없었다. ‘마담 레카미’(Madame Récamier)는 ‘샤토브리앙’의 절친한 친구로 이 집을 임대해서 ‘샤토브리앙’의 집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기 위해 문학 살롱을 열어 자주 그를 초대했었다. 지금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는 다비드의 ‘마담 레카미의 초상화’에 보이는 휴식용 긴 의자가 집 안에 놓여 있다.
이곳은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다. 1929년에는 ‘르 사부뢰’(Henri Le Savoureux) 의사가 주인이 되어 이곳을 정신요양원으로 사용했다. 문학을 좋아하던 ‘르 사부뢰’ 부부가 문학 살롱을 개최하면서 폴 발레리’(Paul Valéry),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마크 샤갈’(Marc Chagall)을 비롯한 예술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이곳을 1970년 ‘오 드 센느’ 도에서 구입해서 2009년부터 박물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샤토브리앙 스테이크
‘샤토브리앙’하면 연상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샤토브리앙 스테이크’이다. 미식가였던 ‘샤토브리앙’은 안심의 윗부분 바로 아래 부분을 두툼하게 굽도록 자신의 개인요리사에게 주문해 즐겨먹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샤토브리앙’의 이름을 따 ‘샤토브리앙 스테이크’가 된 것이다. 이 부분은 소 한 마리에 4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고 안심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부분으로 육질이 뛰어나 스테이크 중에 백미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