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e de l`Enfer
“로댕은 수백 점의 인물 군상에 인간의 정념, 쾌락의 절정과 여러가지 악의 무거운 짐을 표현하였다. 다닥 다닥 붙어서 동물처럼 이빨을 드러내고 서로의 몸을 깨물면서 뒤엉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육체들을 만들었다. 육체의 사슬이 화환과 덩굴손처럼 뻗어 나가고, 무언가에 귀 기울이는 얼굴, 무언가를 집어 던지려는 팔들과 군상들은 악의 즙에서 솟아나는 고통의 뿌리를 보여준다.” -헤네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지옥의 문 Porte de l`Enfer’ 은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하였으며, 로댕의 대부분 작품을 총망라한 불후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문 위에 있는 세 명의 인물은 지옥에 거주하는 ‘세 어둠 Trois Ombres’을 묘사하였지만, 실제로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의 변형이고, 인간의 정념과 야수성 및 잔인한 본성에 대한 질문을 수 많은 육체의 엉킴 속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인간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이 있다.
장식미술 박물관의 현관 문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7년간 생활할때에, 파리의 ‘살롱전’에 출품할 목적으로 제작한 ‘청동 시대’라는 조각은 모델에 석고를 씌워서 만들었다는 모함을 받아 물의가 잇따랐던 ‘로댕’. 하지만, ‘로댕’의 재능을 인정한 프랑스 미술부 차관 ‘에드몽 뚜흐께 Edmont Tourquet’는 신축하는 ‘장식미술 박물관 Musée des Arts décoratifs’ 입구를 ‘단테’의 <신곡 La Divine Comédie>을 주제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다. 새옹지마~~~~
‘단테’의 <신곡>은 당시의 프랑스 문학과 미술계의 단골 메뉴이었는데, ‘들라크르와’는 <저승길을 건너는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를 그렸고, ‘발자크’의 <인간희극>과 조각가 ‘까르포’가 배가 고파서 아들들을 잡아먹는 아버지인 <우골리노 Ugolin>를 조각하여 ‘로댕’에게 영향을 준다.
‘로댕’은 조각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도록 검은 먹을 바탕으로 하고, 갈색 잉크로 농담을 나타낸 수 백점의 데생을 통하여 새롭게 주관적으로 해석을 하면서, ‘지옥의 문’에서 수 많은 군상들을 통하여 우주를 창조하고자 하였으며 인간의 모든 감정과 정념을 묘사하고자 하였단다. 하지만 ‘지옥의 문’은 그가 담고자 했던 조각품들을 모도 담아 낼 수 없었고, 오히려 그의 영감이 변화하는 단계를 보여주는 조각가로서의 삶을 기록한 일기라고 볼 수 있다고……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 전시할 때는 인물상들을 대다수 제거하고, 서로 용해되고 얽히고 설킨 군상을 만들면서 인물들을 ‘로댕’의 상상력이 낳은 현란한 소용돌이 속에 가두어 버린다. 1880년 8월 16일 ‘장식미술 박물관 Musée des Arts décoratifs’ 입구를 < 단테’의 신곡 La Divine Comédie de Dante >을 주제로 만들것을 주문 받고, 초기에는 플로렌스의 < 천국의 문 Porte du Paradis >처럼 인물 배치나 구도를 잡지만, 얼마 후에는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 최후의 심판 Jugement dernier’ >과 같이 구도를 바꾼 작업을 10번 실에서 볼 수 있다.
‘단테’의 신곡 중에서 2/3는 제외하고 가장 암울한 장면에만 집중하며 인물 스케치를 거친 후, 각각의 인물들을 여러가지 얼굴과 다양한 크기로 모델링을 한다. ‘에펠탑‘을 만들었던 1889년 ‘만국 박람회 Exposition Universelle’에 출품하여 가장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였으며, 1900년 ‘알마 광장 Place d’Alma’에서 갖은 개인 전시회에서는 직관적인 1차적 인물 묘사를 벗어나서 내면의 상상에 맡기기 위하여 군상들을 뭉게어 버린 형태를 전시한다.
‘로댕 박물관‘ 관장이던 ‘레옹스 베네디트 Léonce Bénédite’에 의하여 모형을 뜨고 최초로 3개의 청동 주물을 제작하여 필라델피아, 도쿄, 파리에 보내고 원형은 ‘오르세 미술관‘에 보관되어 전시되고 있다. 로댕의 대부분 작품을 총망라한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지옥의 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긴 작품들은 ‘생각하는 사람 Le Penseur’, ‘세 어둠 Trois Ombres’, ‘웅크린 여인’, ‘우골리노 Ugolin’, ‘아담과 이브 Adam et Eve’, ‘절망’, ‘입맞춤 Le Baiser’…… 여러가지의 재질과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서 세계 각처로 팔았으니 ‘지옥의 문’ 하나가 프랑스를 먹여 살린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돈이 아쉬워지면 또 찍으면 되니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