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에 작품이 전시된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의 거장으로 꼽는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마지막 숨결이 머문 공간을 방문해보자. 방 2개에 거실 하나인 이 아파트는 그의 마음에 쏙 들었고, 무엇보다도 약 120평 규모의 아담한 정원에 자신만의 정원과 아뜰리에를 만들고 만족해 하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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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숙소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 다음날 창문 앞의 집들에 우아한 햇빛을 보면서 일어난다. 웃는 작업실과 소박한 정원을 바라보는 것은 항상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Mon logement est décidément charmant (…). Réveillé le lendemain en voyant le soleil le plus gracieux sur les maisons qui sont en face de ma fenêtre. La vue de mon petit jardin et l’aspect riant de mon atelier me causent toujours un sentiment de plaisir. (Journal, 28 décembre 1857)

1847년부터 ‘생 쉴피스’(Saint-Sulpice) 성당의 벽화를 작업하는데, 본래 ‘노트르담 드 로렛트’(rue Notre-Dame-de-Lorette)에 위치한 작업실이 너무 멀다고 느끼던 말년의 들라크루아는 성당과 가까운 이곳으로 1857년 12월 28일 이사하였고 사망하는 1863년 8월 13일까지 살았던 곳이다.

들라크루아 사망 후 재개발 계획으로 거장의 마지막 창조작업 공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는데, 생전에 작가와 일면식도 없고 연관성도 없던 사람들이지만 1893년 화가의 일기장을 발간한 책을 통하여 거장의 사상과 고민을 공감하던 지지자들이 모인다.

1920년 말에 나비파의 거장 ‘모리스 드니 Maurice Denis’를 주축으로 ‘들라크루아 후원회 la Société des Amis d’Eugène Delacroix’를 만들어서 작가의 마지막 살던 공간을 사들이고 사후 70년이 지난 1932년 문을 연 이후로 화가의 그림, 데생, 동판화, 수기와 화가가 사용하던 사물들을 전시한다.

입장료를 받지 않고 후원금으로 유지되던 이 박물관은 늘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1971년부터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립박물관이 되었고, 1992년 옆집을 구매하여 벽을 트고 새로운 안내 실을 만들었으며, 2004년에는 루브르 박물관에 예속된다. 유료!!!

정원의 작업실은 본래 없던 것으로, 살기 좋은 지구의 한복판에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약 120평 규모의 정원에 자신만의 작업실을 만든다. 정지작업과 정원에 복토를 하고 각종 나무와 다양한 종류의 장미나무를 심었으며 산딸기 나무를 비롯한 유실수도 심었단다.

2012년부터는 일본 ‘기노시타’(Kinoshita) 기업의 후원으로 엄격한 고증을 거쳐 화가 생전의 모습으로 복원한 정원을 방문할 수 있다. 화가의 살아생전에 모습으로 복원한 계단을 이용하여 작가의 작업실에 들어서는 것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대작을 남긴 거장이 작업하던 공간에서 작가의 창조의 고민을 상상해보자.

들라크루아 작품의 소재는 종교, 신화, 역사에서 부터 현실의 풍속, 인물, 풍경, 정물 등 다양하다. 벽화, 장식을 포함한 유화 외에 데생, 수채화, 파스텔 화, 판화 등 방대한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예술에 관한 깊은 생각과 관찰을 일기, 평론, 편지 등에 많이 기록하여 남겼다.

뤽상부르 정원에서 만나는 ‘달루’(Jules Dalou) 조각가의 작품이 20세기 예술가들에게 끼친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극적이고 낭만적인 내용은 그의 성숙기의 주된 테마의 특징이 되었고, 그리스나 로마 예술을 고전적으로 모방하기보다 이국성을 찾아 1832년부터 약 6개월 동안 북아프리카, 모로코, 알제리,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강렬한 색채에 영향을 받는다. ‘들라크루아’의 붓 터치와 화려한 색채는 인상주의에 영향을 주었고, 동방문화에 대한 열정은 상징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1979년도 프랑스 조폐공사에서 발행한 100 프랑짜리에는 화가의 자화상과 대표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가 새겨지는데, 전 세계 화폐 중에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여인이 등장하는 지폐이다 보니 이슬람 국가에서는 사용 금지되었다고….

주요 작품으로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La Liberté guidant le people)과 ‘사르다나팔의 죽음’ 등이 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생 쉴피스’ 성당의 ‘천사와 싸우는 야곱’(Le Combat de Jacob et l’Ange), ‘신전에서 쫓겨나는 헬리오도로스’(Héliodore chassé du temple)와 ‘악마를 물리치는 미카엘 천사장’(Saint Michel terrassant le Dragon) 작품을 놓치지 마시길!!!!

파리 시내 동북쪽에 위치한 ‘페르 라셰즈‘(Cimetière du Père-Lachaise) 묘지에 안장된 화가의 묘를 구경 삼아 산책하여 보시길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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