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과거의 한 시점에서 시간의 흐름이 멈춘듯 고즈넉하던 도시가  해가 지기 시작하면, 인구 5만2천의 아를 밤거리는 반 고흐의 ‘밤의 카페’를 연상시키며, 로마 시대의 유적물과 문화들이 잠에서 깨어나듯 도시가 생동감을 찾기 시작한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미스트랄 바람, 코발트 빛 하늘, 붉은 기와집들, 투우, 로마시대 원형경기장과 고대극장, 예술가들, 그리고 ‘카마르그 Camargue’ 늪……. 알고가자, 아를!!!

 
추천 여행 천재화가 ‘반 고흐’는 유럽에서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아를에 휴양차 정착한다. 1888년 2월 20일 도착하여 머문 기간은 고작 15개월에 불과하지만, 화가 친구들을 불러모아 ‘화가촌’을 만들고 싶어할 정도로 빠져든다.

겨울철 우중충하고 추운 파리의 모습과는 달리, 남쪽의 강렬한 햇볕과 아름다운 여인들과 독주를 마시는 쾌활한 사람들에 빠져들며 <아를의 공원 입구>, <해바라기>, <밤의 카페>, <아를의 도개교>, <정신병원의 정원>….. 전 생애의 작품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00여 점을 그렸다.

‘고흐’의 편지를 받고, 함께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내려 온 ‘고갱’과 사이가 악화되어 자신의 귀를 자를 정도로  정신병이 심각해지면서, 1889년 5월 8일 ‘생 레미 Saint-Remy de Provence’에 위치한 ‘생 폴 드 모졸 요양원 Hospice Saint-Paul-de-Mausole‘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다. 원장의 배려로 계속 작업을 하는데, 53주간 머물면서 143점의 유화작품과 150점의 스케치를 남긴 곳이다. 동생 테오의 추천으로, 파리 근교의 ‘오베르-쉬르-와즈 Auvers-sur-Oise’로 옮겨가서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부으며 작품을 남기고, 1890년 7월 29일 자살한 천재화가의 숨결이 곳곳에 배어 있는 곳이다.

 

아를 역사

‘율리우스 카에사르’ 시대의 식민지로 BC 46년 ‘론 강’가에 세워진 ‘아를’은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우스 Auguste’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었다. 4세기 무렵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이 곳에 머무르며 ‘골 Gaules’ 지역의 ‘작은 로마’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 중심지로 자리잡고 또한 무역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정학적인 이점을 이용하여 동방의 물품과 교역이 활발하였으며 직물과 금은세공, 화폐 및 무기 제조를 하였고 밀, 올리브 기름, 포도주 등을 수출하던 최고의 무역 도시로 발달한다. 하지만, 사라센과 프랑크 부족의 전쟁으로 도시가 대 부분 파괴되고, 강 하구에 쌓인 모래 때문에 항구로써의 역할을 ‘마르세유’에 양도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는다. 새옹지마 !!!!!

 

생트로핌 교회 Eglise St-Trophime

카롤링 왕조’ 시대의 성소자리에 1190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세워진 이 건물은 3세기 무렵 ‘아를’에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순교한 ‘생트로핌’ 성자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이 성당의 정문에는 ‘최후의 심판’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는데, 12세기에 건립된 ‘생트로핌’ 수도원 입구의 조각들은 ‘프랑스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주요 축제로는 부활절축제, 7월 축제, 9월 둘째 주말의 쌀 축제가 볼 만하고, 특히 1830년에 시작된 투우 축제는 지금도 해마다 4월 중순과 6월, 9월, 10월이면 수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갈로-로망’ 시대의 가장 아름답고 오래된 유적들이 옛 날의 영광을 대변해주고 있는 ‘아를’에서는  늘어지는 여름날 오후 ‘론 Rhône’ 강의 경치를 음미하고, 쌀과 각종 야채, 해물을 찐 노란색의 ‘파엘라 Paella’를 꼭 드셔보시길……

 

원형 경기장 Arènes

‘전투 노예 Gladiateurs’의 생명을 건 싸움터이며 야수들의 전쟁터인 원형 경기장은 B.C 90년에 건립된 것으로 길이 136미터, 폭 107미터로서 이 도시에서 가장 큰 건물로 아직도 건재하다. 2만 명의 좌석을 떠 받치는 60개의 아치가 2층으로 겹쳐있었고 지하에는 기계공조 시설과 야수들의 우리가 있었다고……..’중세 봉건주의’ 시대에는 이 경기장의 아치와 좌석에 200 채의 집과 2개의 교회가 들어서 있었지만, 19세기에 건물들이 정리되고 원형을 복원한 것이다. ‘까마르그’ 늪지에서 키우는 검은 황소를 투우용으로 사용하는데, 자기들은 스페인의 야만적인 투우 경기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지금도 1년에 수 차례 투우 경기가 열려 투우의 도시로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고대 극장 Théâtre Antique

여름이면 국제 사진축제, 영화제, 민속축제 등 각종 행사를 치르는 곳!!! B.C 27-25년에 지어진 로마시대의 반원형 계단식 극장은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서 지금은 기둥 2개와 토대, 관람석만이 남아있다. 원형 경기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고대 극장은 현재 폐허 상태로 관광객을 맞이하지만, 계단에 앉아서 로마 시대의 위용을 상상하여 보시길….

 

레잘리스캉 Les Alyscamps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들이 사후에 머물던 낙원을 상징하는 ‘샹젤리제’ (Champs Élysées)를 의미하는 프로방스 사투리 ‘레잘리스캉’ (Les Alyscamps)은 ‘아를’ (Arles) 남동쪽에서 로마로 연결되는 ‘오렐리아 길’ (Via Aurelia)에 로마 시대부터 생성된 공동 묘지이다. 로마가 ‘골’ (Gaulle) 땅을 점령한 로마 시대부터 중세 시대까지 다양한 모습의 석관들이 놓여져 있다.

 
추천 여행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이곳을 배경으로 ‘반 고흐’는 4 점의 작품을 그렸고, ‘고갱’이 그린 <레 잘리스캉 Les Alyscamps>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

303년에 참수된 ‘아를’ (Arles)의 성자 ‘생즈네스’ (Saint Genest)와 첫 번째 주교 ‘생트로핌’ (Saint Trophime) 성자가 ‘알리스캉’ (Alyscamps)에 묻히면서 수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이 성자들의 곁에 묻히고 싶어하여 번성(?)한다. 또한, 426년에서 429년 사이에 ‘아를’ (Arles)의 주교이었던 ‘생토노라’ (Saint-Honorat) 성자를 위하여 1040년경 마르세유의 ‘생빅토르’ (Saint-Victor) 수도원이 이 곳에 성소를 설치하였고, 프로방스 순례자들을 위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int-Jacques de Compostelle) 순례의 출발점이 된다.

그러나 1152년에 ‘생트로핌’ (Saint Trophime)의 유물이 도심에 있는 ‘생테티엔’ (Saint-Étienne) 대성당 (나중에 Saint-Trophime으로 바뀜)으로 옮겨지면서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영주 및 왕들이 자신들의 수집품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석관을 열어 내용물을 훔치기 시작하면서 폐허가 된 것이다.

 

이 우환 미술관 LEE UFAN ARLES

“내 작업의 특징은 관점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만남을 제안하는 것. 내 작업은 작가가 가운데 있지 않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는 사람들이 내 작품 앞에서 마음과 감정을 집중해 자기 자신에게 귀 기울여보길 바란다” La caractéristique de mon art, ce n’est pas d’imposer un point de vue mais de proposer une rencontre. Mon travail entend prendre du recul, s’éloigner de l’ego, des discours. Posez-vous en face de mes œuvres avec votre coeur, vos sentiments.

 
추천 여행 최소한의 붓 터치와 여백의 미를 살린 추상화로 유명한 현대미술 거장 이 우환 작가의 미술관이 2010년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와 2015년 우리나라 부산에 이어 3번째로 ‘아를 Arles’에 개관하였다. ‘반 고흐’가 그린 유명한 ‘밤의 카페’에서 가까운 16∼18세기 건물 ‘베르농’(Hotel de Vernon)을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Ando Tadao)의 아이디어로 3개 층 1,350m2 (약 400평) 면적에 개조하여 자리잡은 미술관은 조각과 설치 작품 약 10점, 회화 약 30점이 전시되고 있다.

 

루마 콤플렉스 Luma Arles complex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부터 ‘알피’산맥의 바위가 출현하는 시기까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원형의 건물평면은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에 대한 메아리이기도 하다. Nous voulions évoquer l’ancrage local, de la Nuit étoilée de Van Gogh à l’émergence des blocs rocheux des Alpilles. La rotonde fait pour sa part écho aux arènes romaines.

 
추천 여행 미국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Owen Gehry)가 설계한 ‘루마 아를’(Luma Arles)과 ‘파크 데 자틀리에’(Parc des Ateliers) 공원은 오래된 도시에 현대적 이미지를 가미하는 상징적 건축물로 전시, 행사, 회의, 공연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주거지도 포함하는 복합 예술, 문화센터이다.

스위스 출신의 유명 컬렉터 ‘마야 호프만’(Maja Hoffmann)이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1억 5000만 유로를 기부하여 ‘루마 재단’(Luma Foundation)을 설립하였고, 프랑스의 SNCF 국영철도회사 부지에 오랜 시간 버려진 상태로 있던 창고를 개조하여 2021년 7월에 완공한 것이다.

9층 테라스에서 들어서면 광활하게 펼쳐진 ‘크로 평원’(Plaine de la Crau)을 가로질러 흐르는 ‘론강’(le Rhône)과 ‘카마르그 늪지’(la Camargue), 병풍처럼 둘러쳐진 ‘알피 산맥’(les Alpilles), 로마 황제의 도시 ‘아를’과 ‘몽마주르 수도원’(Abbaye de Montmajour)이 한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가 압권이다.

​로마 원형 경기장을 상징하는 유리건물과 56m 높이로 우뚝 솟은 탑 외관을 덮은 11,000개의 알루미늄 패널, 불규칙하게 쌓여 있는 유리 블록들은 ‘아를’ 주변 ‘보 드 프로방스’(Baux-de-Provnce) 지방에서 흔히 보이는 울퉁불퉁한 암석 지형을 상징하고, 햇빛을 반사시키는 알루미늄 패널은 태양빛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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